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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주 "처음 받은 블랙리스트는 2만 명 분량"[박근혜·최순실·신동빈 재판 53-2] 정관주의 조윤선 관련 증언 '알쏭달쏭'
박형준 | 승인 2017.09.07 19:10

정관주 "조윤선에 '다이빙벨·신은미 책 관련 사항' 보고 후 지시 받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7일 박근혜 전 대통령·최순실 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혐의 및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등 공판을 진행했다. (이하 피고인과 등장인물 호칭 생략)

오후에는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관주는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업무에 깊이 가담했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에서 진행된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KBS

정관주는 6월 20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윤선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는 '건전콘텐츠 활성화 TF' 업무에 대한 지시·보고·승인을 받은 적이 없고 ▲조윤선에게 보고했다면 지원배제 업무가 중단될 수도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해 후회된다고 증언해 조윤선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람이다.

하지만 정관주는 이날 증언에서는 조윤선에게 불리한 증언들을 이어갔다. 정관주는 조윤선에 대해 ▲정부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좌파 인사 명단' 관련 보고와 지시 수령 ▲영화 '다이빙벨' 관련 대응 보고와 지시 수령 ▲우수도서 선정 관련 보고와 지시 수령 ▲전경련의 보수단체 지원 관련 보고와 지시 수령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물론 이중 '다이빙벨' 관련 사항은 형사합의30부에서도 조윤선이 보고를 받는 등의 사실관계가 이미 인정됐고, '실제 조치와 재직기간 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관계가 주요한 근거였다. 

하지만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유죄가 인정됐다. 따라서 조윤선에 대한 일부 무죄 및 집행유예 선고는 형평성 차원에서 의심의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음은 정관주의 관련 증언이다.

▲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으로는 2014년 10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재임했다. 전임자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부터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방안' 문건을 인계받았다.

▲ 신동철은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하면서, "문제단체에 대한 조치는 1차적으로 마쳤으니, 이제 학술 관련 문제단체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조금 집행내역 관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무수석실에서 주관하는 '민간단체 TF' 문건이 있었다. 여기에는 불법시위 참여 등 좌파 단체 3천 개·3천 명의 좌편향 인사 등 지속적으로 구축된 데이터베이스가 있었고, 신동철은 "2만 명의 데이터베이스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MBC

▲ 제가 국민소통비서관으로 부임했을 때에는 "우재준 행정관이 2만 명의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이미 국민소통비서관실 → 문화체육비서관실 → 문화체육관광부 순으로 지원배제 명단이 전달되는 시스템이 자리 잡혀 있었다. 

▲ 제가 '블랙리스트' 업무에 관여한 계기는 김소영 당시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의 협조 요청이었고, "신동철로부터 받았던 문건과 관련이 있는 협조 요청"이라는 생각을 했다.

▲ 지원배제 사유는 대체로 문재인 지지·박원순 지지·박근혜 비판·정부정책 비판·세월호 시국선언 등이었고, 제가 우재준에게 포괄적으로 지시해 만들어진 기준이었다.

▲ 각 부처별 위원회에 대한 전수조사를 했고, 60명의 '좌파 인사'가 66개의 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단계별로 임기에 만료할 때 해촉할 예정이었다.

▲ '위원회' 업무는 조윤선이 챙겨 직접 지시했고, 저는 허현준 행정관에게 지시를 하달했다. 이후 실제 위촉 여부를 점검해 몇 달에 한 번씩 조윤선에게 보고했다.

▲ 조윤선은 제 보고를 받은 뒤, 각 부처의 장에게 전달하거나 담당 비서관을 거쳐 소관부처에 전달하도록 했다. 이후 그 자리를 채운 인사는 대체로 친정부 성향 인사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 조윤선의 후임이었던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 영화 '다이빙벨'과 관련해서는 조윤선이 주재하는 정무수석실 산하 비서관회의에서 "다이빙벨의 확산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김소영과 상의해 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 당시 저는 "다이빙벨이 부당하게 정부를 비판하는 영화라서 확산되는 것은 전체적으로 정부에 부담이 되고, 막을 수 있으면 막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

▲ '독립영화 지원방식'을 '영화관 지원' 방식에서 '영화 지원'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 등 문화체육비서관실로부터 받은 자료는, 정무수석실에도 보냈다. 다만, 제가 보고하지는 않았다.

▲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 지원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보고도, 문화체육비서관실로부터 받아서 조윤선에게 보고했던 것 같다. '최종보고사항 정리 보고서'도 조윤선에게 보고했던 것 같다.

▲ 재미교포 신은미의 저서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도 당시에 문제가 됐고, 회의에서 거론됐던 바가 있다. 따라서 김소영과 '우수도서 선정'에 대해 "조치가 필요하다"는 등의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조윤선이 주재하는 회의에서도 거론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KBS

▲ 조윤선은 당시 "우수도서 선정 심사위원 추천 문제를 문화체육비서관실과 협의하라"고 지시해서 김소영과 협의를 했던 것이었다. 그러면서 "건전한 철학을 가진 사람과 현 정부와 국정철학이 비슷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 이후 신은미의 저서는 '우수도서'에서 취소됐고, 관련 내용은 조윤선에게도 보고했다. 문화체육비서관실에서 공유하는 자료는 모두 정무수석실로 복사해서 보냈다.

▲ 박민권 전 문체부 제1차관은 "정관주가 '좌파 성향 작가의 책을 골라서 우수도서에 선정되지 않도록 문체부에서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고 들었다.

▲ 하지만 저는 박민권과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박민권이 청와대에 들어왔을 때에는 인사 정도만 나누었다.

▲ '국민소통비서관실의 예술위 위원 추천'을 지시한 기억은 확실하지 않다. 일부 행정관들의 수첩에 관련 내용이 있다고 하지만, 저는 정말로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만약 제가 그런 일을 했다면 정무수석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 조윤선에게는 '2014년도 전경련의 보수단체 지원 결과'를 보고한 적도 있었다. 당시 조윤선에게는 "전경련이 지원하는 단체에 지원금액을 늘려보겠다"는 보고를 했다. 

▲ 구속된 뒤 지인과의 구치소 접견에서 "내가 만든 것은 하나도 없고, 사실 나는 그냥 그 자리(국민소통비서관)에 앉아 있었는데 어떡하라는 거냐"는 말을 한 것은 사실이다.

▲ "내게는 의사결정 재량이 없었고, 결정을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었다.

박근혜 "'조치 불가'도 있는데 어떻게 '블랙리스트'인가"

박근혜 측은 ▲정관주는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들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이어가고 있고 ▲정관주가 신동철로부터 받은 '보조금 지원배제 명단'의 특기사항에는 '조치 불가'라는 표현이 있으니 '지원배제 명단'이라고 확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박근혜 측의 반박이다.

▲ 정관주는 "김기춘의 '문화계 좌편향' 관련 문제제기 발언을 직접 들은 적은 없다"고 증언하고 있고, "김기춘이 '보수의 가치'를 거론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기억도 정확하지 않다"고 말한다.

▲ 정관주는 '지원배제 명단 검토 요청'과 관련해 "김소영의 협조 요청을 들었을 뿐, 김기춘이나 조윤선으로부터 관련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말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KBS

▲ 정관주가 신동철로부터 받았던 '보조금 지원배제 명단'의 특기사항에는 '조치 불가'라는 표현도 있다. 따라서 그 명단을 '지원배제 명단'이라고 확정하기는 어렵다.

▲ 정관주는 '정무리스트(정무수석실에서 작성한 지원배제 명단)'에 대해 "기억이 없다"고 말한다. 우수도서 선정과 관련해서도 "'정부정책 비판 및 좌파도서 선정 불가'와 관련해 '협의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한다.

8일 공판기일에는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신동철은 국민소통비서관·정무비서관으로 연이어 재직하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업무에 깊이 개입했고,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으면서 현재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정관주와 함께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정관주는 여전히 명시적으로는 "조윤선에게는 구체적인 보고를 한 적이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조윤선의 개입 가능성이 암시되고 있다. 

이날 정관주의 증언은 박근혜와의 직접적 관련성은 떨어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조윤선에 대해서는 해석이 쉽지 않을 증언을 남겼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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